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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路 無情!!
새우골  2010-05-04 05:55:10, 조회 : 940, 추천 : 128

4월 27일, 오전 11시, 대전 한남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에 특강이 있어서 길을 나섰다. 저녁 7시부터지만 대전에
간 김에 유성에서 온천도 하고 사람도 만나볼 요량으로 일찍 길을 나선 것이다. 춘천을 지나 원주에서 영동 고속
도로로, 문막 휴게소에서 점심 먹고 씽씽 달려서 여주 중부내륙고속국도 분기점, 왜 갑자기 그 길로 접어든 걸까?
아무 생각없이 그리로 가면 더 빠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달리고 달린다. 애초 생각에는 오후 3시나 3시 반쯤이
면 도착하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길이 이상하다. 자꾸 왼쪽으로 휘어진다. 충주를 지나자 표지판은 계속 김천이 나온다. 조금 불안해진다.
대전에 김희원 국장, 아니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본인은 잘 모르겠는데 곁에 있는 사람이 계속 가다 보면 '대전'
표지판이 나온단다. 안심이다. 맘 놓고 달린다. 그런데.... 이상하다. 문경새재 터널이 나오더니 상주가 가까이 있단다.
아 이건 아니다. 한국도로공사에 급히 전화를 걸었다. 대전을 가는데 중부내륙을 탔다니까 깜짝 놀란다. 대전하고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게 아닌가?



이상한 일이다. 예전에 한 두번 다닌 길이 아닌데.... 오후 3시, 호법에서 중부로 해서 갔으면 벌써 갔을 시간이다. 직원
말이 그렇다고 해서 국도로 나오면 더 복잡하니까 차라리 낙동분기점까지 내려가서 새로 생긴 청원 - 상주 고속도로를
타고 가란다. 그러면 얼마 남았느냐고 물으니까 낙동분기점까지 40킬로, 거기서 청원까지 80킬로, 다시 대전까지 30킬로
도합 150 킬로가 남았단다. 어찌 할 것인가? 별 수 없이 그렇게 달려서 5시 가까이가 되어서야 대전 한남대 앞에 도착했다.



어쩔 수 없이 늙었다. 예전에 연수 하느라 전국을 누빌 때는 하루 전에 세밀히 조사해서 최단거리 길을 잘도 찾아서 다녔
는데 시간을 두 시간씩이나 허비하면서 200여 킬로를 더 돌아서 가다니....집에 와서 마나님께 이야기 했더니 다른 말 말고
네비게이션 달으란다. 안 단다. 조용히 운전하는 것도 방해하지만, 무생물인 기계가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시키는 대로 따라
하기 싫다. 그러나 예감이 결국 달아야 할 것 같다. 다시 한 번 200킬로를 돌아 간다면 어찌할 것인가? 무생물이고 생물이고
간에 살고 봐야지....



상주까지 가니까 '그리 가면 대전 나온다'고 코치한 대전 사람이 문득 야속하게 느껴졌다. 잠간 짜증,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잘못 안내한 사람 탓할 수 없다. 훈수는 그가 했지만 선택은 내가 한 거니까. 우리 인생도 꼭 같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이 사업 해봐라, 저 사업 해봐라 - 남들 이야기를 들어서 정답을 찾으려 하지만 결과는 자신의 책임이다. 왜?
자신이 선택한 길이니까. 그리고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그리 가면 대전 나온다. 맞다. 돌아가서 그렇지. 선택은 내가 한 것
이다. 그렇다. 말은 그가 했지만 듣고 핸들을 돌린 것은 나다. 그나저나 길은 말이 없다. 묵묵히 뻗 어있을 뿐.



이거저거 탓하고 짜증내고 할 겨를이 없다. 차는 120으로 계속 달리는데....잘못 든 건 잘못 든 거고 지금 여기서 부터 정말
제대로 된 길이 어딘가를 빨리 물어본 것은 잘한 일이다. 늙은 건 사실이니까 잘못이라도 빨리 인정해야 그나마 틀린 길 마냥
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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