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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식 잘 진행하는 법
새우골  2010-04-26 15:34:12, 조회 : 980, 추천 : 123


-스팸 댓글이 수 천개씩 붙어서 지우고 다시 올리는 글임-

프로의 뒤안에는 별별 눈물나는 사연이 다 숨어 있는 법이다.  

회사에서 영업 실적이 떨어질 때마다 터져 나오는 구호는 예나 지금(?)이나 '교육이 곧 영업이다'라서
특별 교육을 통한 정신무장, 기법 전파, 우수자 띄우기 등을 시도하게 되는데 Once upon a time -
그런 교육이 있었을 때 일이다. 전국에 있는 수 많은 계장들을 일시에 교육시켜야 하는 바람에 교육 장소
와 진행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영업 현장의 관리자를 진행자로 삼기로 하고 진행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시켰다. 내가 개강식을 맡은
곳은 청평호에 붙어 있는 G&B 연수원이었는데 사조그룹에서 하는 곳이었던가....여하튼 출발부터 이
상한 조짐이 일어 났다. 마석 지나서, 강촌으로 접어 들어서 꼬불꼬불한 길을 버스가 부릉부릉 달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전방에 노랑깜장선 표시 - 선탑자로 앉아 있던 내가

'요철이다!'

라고 하자, 버스 기사가

'페인트 칠만 한 가짭니다!'

하더니 그냥 부르릉 지나치는데 이게 왠 일? 우당탕 쿠당탕! 높지는 앉았지만 아주 살짝 낮게 만든 요철
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요철이 낮아서 괜찮구나 하는 순간 뒤에서 난리가 났다. 대부분 영업을 마치고
밤에 술을 한 잔 한 사람들이 맨 뒷자리에 처박혀서 잠을 자게 마련인데 그 자리가 엔진 때문에 1미터는
높아서 그만 허공으로 튀어 오르면서 천장에다가 머리들을 박았던 것이다.  한참 법석을 피더니 그래도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고 해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리저리 돌고 돌아 마침내 교욱장 도착. 먼저 와있던 총국장이 개강식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국기, 사기 꺼내 삼발이에 세우고, 마이크 볼륨 조정하고, 의식용 테이프를 꺼내 애국가를 셋팅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테이프 눌러 봐라. 애국가 잘 맞추어 졌나  보게.'

했더니

'염려 마십시오.'

하고 딸깍 누르는데 웅장한 반주가 바로 시작 되었다. 오케이!

'원위치 해 놓게!'

지금은 대부분 반주도 없이 국기에 대한 경례로만 끝내고 바로 행사에 들어가는데 예전에는 애국가 반주를
배경으로 국기에 대하여 경례하고 애국가를 반주에 맞추어 1절 부르고 시작했었다. 자! 시간이 되었다. 자리
에 앉은 계장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고, 실적이 안 좋아서 모인 교육이니 식장 안은 무거운 공기가 흘렀
다. 물론 나도 개강사 부터 칼 같은 피드백을 하리라고 날을 잔뜩 갈고 온 터라 입을 굳게 다물고 자리에 떡
버티고 앉았다.

그런데 찬찬히 준비하던 총국장이 막상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혼자 사회 보고, 혼자 테
이프 켜고 하려니 긴장이 될 수 밖에....

'지금부터 영업활성화를 위한 계장 특별 교육 개강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의 국기
를 향해 주십시오. 국기에 대하여 경례!'

딸깍 하고 테이프를 누르자 드럼 소리, 심벌즈 소리....애국가 반주가 제대로 흘러 나온다. 좋고!! 마음이 놓였다.
애국가 배경 반주가 끝나자

'바로! 이어서 애국가 제창이 있겠습니다. 애국가는 테이프 반주에 맞추어 1절만 부르겠습니다.'

나는 속으로 (잘한다. 전문 진행자 같은데)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라? 애국가 반주가 나와야 될
시간이 좀 늦어진다. 사람들이 목을 다듬느라 하는 헛기침 소리도 다 잦아들고 10여초 더 경과 ....실내에는 순
간 어색한 기운이 감돈다. 15초 16초 ....테이프는 치익칙 치익칙 하더니 딸깍하고는 자동으로 꺼져 버린다.

오 마이 갓! 애국가 반주가 두번 나오게 되어 있는데 이 친구가 앞에것을 건너뛰고 두번째것으로 셋팅을 해 놓은
것이다. 총국장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빤히 나만 쳐다본다. 내 눈빛은 반전, 반전!

'죄송합니다. 처음이라 제가 실수했네요. 영업이 잘 안되다 보니 이사님 앞에서 너무 긴장을 했나 봅니다.'

그러면 된다. 분위기도 비장하게 잡을 겸....그러는 찰나 내 귀에 들려온 것은 ?!

'죄, 죄송합니다. 제, 제가 소, 손으로 지휘를 하겠습니다. 애국가 시,시, 시작, 하나 둘 샛!'

하더니 학창시절 애국조회 때 음악선생이 하듯이 손을 휘저으며 지휘를 하는게 아닌가? 오오 마이이 갓! 그런데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이 친구가 손을 떨며 마이크에 대고 애국가를 부르는데

'도도도동해해해무무물과라라라....'

그 절묘한 떨림의 오디오를 어찌 글로 표현할 수 있으리! 좌우지간 '다라라라라라....'떠는 것이었다.

무대나 강단 경험을 해본 사람은 잘 알리라. 한 번 떨기 시작하면 더 떨게 된다는 것을.....애국가가 좀 진행
되자 아예 '다라라'가 아닌 '따라라라라'로 떠는데.....급기야 여기 저기서 참지 못한 웃음들이 쿡쿡거리며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입가경....이렇게 애국가를 끝낸 우리의 사회자! 계장들 웃음 소리에 더욱 떨면서

'다다다다음은 여여연수다라람당 이사님의 개강사가 있겠습니다라라라'

여기에 이르자 마침내 교육생들은 폭발하고 말았다. 낸들 어찌하리!! 할 수 없이 단상에 올라 서서

'웃고 합시다. 푸하하하하 우히히 이히히....'

책상을 치며 웃는 계장들! 단상을 붙들고 웃는 나 연수담당 이사님!!

에고 에고  그 교육의 성과가 어찌 되었을까요? 아무튼 재미 있었다.
명심하자.  프로는 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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